ulyukim 님의 블로그

심리 치료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실습 가이드를 나눕니다.

  • 2025. 3. 29.

    by. ulyukim

    목차

      아이의 분노, 단순히 성격 문제일까요?

      “우리 아이는 금방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질러요.”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기도 해요. 때로는 자기 손을 물거나 울기도 하고요.”

      이런 ‘감정폭발’은 많은 부모들이 육아에서 겪는 대표적인 심리적 어려움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반응이 아이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표현되지 못한 감정의 방식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뇌는 아직 감정을 언어로 다룰 만큼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은 종종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미술은 그 감정을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언어입니다.


      감정조절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

      어린아이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바로 반응합니다.
      이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아직 미숙하여, 충동억제와 감정조절 능력이 발달하는 과정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환경 요인이 감정폭발을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 부모의 감정 억제적 양육 방식
      • 또래 관계에서의 긴장
      • 감정을 표현할 언어가 부족할 때
      •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억압 경험

      아이에게 분노는 단순한 ‘짜증’이 아니라, 표현되지 못한 슬픔, 두려움, 무력감일 수 있습니다.


      미술치료,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게 돕는 도구

      미술치료는 단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특히 분노 감정을 다룰 때, 다음과 같은 치료 흐름이 효과적입니다:

      1. 감정 외재화
        → 분노를 괴물이나 색, 모양으로 표현해 객관화
      2. 감정 명명 훈련
        → “이건 어떤 기분일까?”를 함께 이야기하며 언어화
      3. 행동 대신 표현 훈련
        → 손으로 ‘때리는’ 대신 ‘그리는’ 방식으로 분노를 배출
      4. 상황 재구성
        → 같은 장면을 다른 관점에서 다시 그려보며 인지 확장

      감정 폭발 아동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특징


      사례로 보는 변화

      7세 남아, 감정폭발 및 공격적 반응

      • 초기: 빨간 배경에 무표정 인물 반복
      • 4회기: 분노 몬스터 그리기 → “이건 화나면 나오는 괴물이야”
      • 8회기: 감정 카드 만들기 → 친구 앞에서 직접 표현 시작
      • 10회기: ‘화났을 때 이렇게 해요’ 대체 행동 그림

      👉 결과: 또래와의 충돌 감소, 부모와의 대화 증가, 분노 에너지의 표현 변화


      🎨 감정 폭발을 줄이는 미술치료 실습 활동

      감정 폭발하는 아이, 미술 치료로 달라질 수 있을까?

      1. 분노 몬스터 그리기

      • 준비물: 색연필, 크레용, A4 종이
      • 실습: 아이에게 “화났을 때 마음속에 있는 괴물을 그려보자”라고 제안합니다. 이름, 성격, 나오는 상황까지 이야기하며 감정을 캐릭터화합니다.
      • 효과: 감정 외재화 → 자각 → 통제 전략 설계

      2. 감정 색깔 지도 만들기

      • 준비물: 원형 도표, 색연필
      • 실습: 하루의 기분을 감정별(기쁨, 화남, 슬픔 등) 색으로 표시하게 한 뒤, 가장 자주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 효과: 감정 인식력 강화 및 감정 흐름 파악

      3. 감정 행동 대체 노트 만들기

      • 준비물: 스케치북, 스티커, 색펜
      • 실습: “화날 때 할 수 있는 행동 3가지”를 함께 정하고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예: 종이 찢기, 손바닥 찍기, 크레용으로 동그라미 겹치기
      • 효과: 감정 폭발 전 안전한 표현 루트 확보

      4. 감정 얼굴 카드 만들기

      • 준비물: 도화지, 가위, 테이프
      • 실습: 기분별 얼굴표정과 감정 이름을 짝지어 카드로 만듭니다. 하루 중 해당 카드를 골라 감정을 알려주도록 합니다.
      • 효과: 비언어적 감정 표현 능력 향상
      감정_대화_질문_카드_세트.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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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감정 바다 그리기

      • 준비물: 색연필, 물감
      • 실습: “내 마음이 바다라면 어떤 상태일까?”를 주제로 고요한 바다, 폭풍우, 잔잔한 파도 등 감정 상태를 표현하게 합니다.
      • 효과: 감정 상태 시각화 → 조절 전략 유도

      ❓ 자주 묻는 질문 (Q&A)

      Q1. 감정폭발하는 아이가 미술을 싫어하면 어떻게 하나요?
      A1. 미술 자체보다는 ‘놀이’로 접근해보세요. 그리기 대신 붙이기, 색칠하기, 손바닥 찍기 등 자유도 있는 활동이 효과적입니다.

      Q2. 분노 표현이 너무 과격한데 괜찮은가요?
      A2. 괜찮습니다. 공격적 표현은 억압된 감정의 표출이므로, 판단보다 수용이 필요합니다.

      Q3. 그림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분노를 키우진 않나요?
      A3. 오히려 반대입니다. 억제된 감정이 축적될 때 폭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표현은 해소의 시작입니다.

      Q4. 몇 회기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날까요?
      A4. 평균적으로 6~10회기 이후 감정 표현과 행동의 질적 변화가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5. 감정표현 미술활동은 집에서도 할 수 있나요?
      A5. 물론입니다. 다만 부모의 해석보다는 아이의 설명을 우선하며, 반복적 문제가 있으면 전문가의 상담도 병행해 주세요.


      🧷 마무리

      아이의 감정 폭발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단지 “도와줘”라고 말할 방법을 몰랐던 감정의 몸짓일 수 있습니다.
      미술치료는 그 몸짓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입니다.

      선을 긋고, 색을 칠하고, 모양을 만드는 동안
      아이의 내면은 조금씩 정리되고 이해받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이와 함께 하얀 종이 한 장을 꺼내 보세요.
      그리고 가볍게 물어보세요.

      “지금 네 마음은 어떤 색일까?”

      그 작은 대화에서
      아이의 감정은 표현되고, 통제되고, 회복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