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yukim 님의 블로그

미술 심리 치료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실습 가이드를 나눕니다.

  • 2025. 4. 2.

    by. ulyukim

    목차

      미술로 말하는 감정: 정서중심 부부상담과 미술치료의 만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 가슴에 꽁꽁 묶여있는 상처들은 종종 ‘침묵’이라는 벽 뒤에 숨습니다. 부부 사이의 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존재하죠.
      정서중심 부부상담(EFT)은 바로 이 감정의 흐름을 다루는 상담이며, 여기에 미술치료가 더해질 때 놀라운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오늘은 박성덕 소장님의 EFT 상담 접근법에 기반해, 미술치료가 어떻게 부부 사이의 감정 언어를 깨우는지 소개해보겠습니다.


      🎨 말보다 선명한 그림의 언어

      "그림 그리면 감정이 표현되나요?"
      많은 내담자들이 처음엔 반신반의합니다. 하지만 막상 색연필을 들고 캔버스 앞에 서면, 감정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 검은 배경 위에 그린 하얀 점 하나
      • 두 개의 집 사이의 높은 담장
      • 단절된 두 사람의 실루엣

      이 모든 것이 ‘감정’의 언어입니다. 부부가 그림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마주하고 나면, 말로는 하지 못했던 진심이 드러납니다.


      🧠 정서중심 상담과 미술치료는 어떻게 연결될까?

      정서중심 상담의 목표는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애착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감정을 직접 말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부부도 많습니다. 이때 미술은 감정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말로 하기 어려운 ‘외로움’을 색채로 표현하고
      • 상대방의 ‘상처’를 형상화된 이미지로 이해하며
      • 감정의 ‘패턴’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거죠.

      정서중심 상담의 세 단계 – 감정 인식 → 감정 표현 → 정서적 재결합 – 에서 미술치료는 그 모든 과정을 비언어적 방법으로 강화해줍니다.


      👫 함께 그리는 감정의 지도

      미술로 말하는 감정: 정서중심 부부상담과 미술치료의 만남

      박성덕 소장의 상담 현장에서는, 미술치료가 직접 활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함께 그리기’ 활동은 매우 효과적인데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입니다:

      •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을 표현한 색을 교환하여 완성하는 한 장의 그림
      • "당신이 보는 우리", "내가 원하는 우리"라는 주제로 두 장의 그림 그리기
      • 갈등 장면을 재현한 뒤, 감정의 흐름을 이미지로 시각화하기

      이런 과정은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재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상담 후, “이제야 당신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겠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요.


      🧰 실습: 집에서도 가능한 감정 미술 워크숍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간단한 감정 미술 워크숍을 소개합니다.

      [감정의 거리 그리기]

      1. A4 용지 하나에 자신이 배우자와 얼마나 가깝다고 느끼는지를 표현해보세요.
      2. 두 사람의 위치, 거리, 배경, 색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3. 서로의 그림을 보며 느낀 점을 나눠보세요.
        “왜 이렇게 멀리 그렸어?”
        “난 당신이 내 뒤에 있다고 느껴졌어.”

      이 활동은 감정의 거리와 애착 상태를 가시화하며, 말로 하기 어려운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 색의 심리학으로 감정 읽기

      • 검정: 고립감, 절망, 두려움
      • 파랑: 안정, 차분함, 혹은 거리감
      • 노랑: 기대, 활력, 외적 에너지
      • 빨강: 분노, 열정, 갈망

      정서중심 상담에서 미술치료가 주는 강점은, 이런 색채 심리를 활용해 감정을 읽고, 감정의 ‘이유’를 함께 탐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상처받은 감정의 배경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면, 이해와 공감이 훨씬 쉬워집니다.


      📚 실제 사례: 색으로 회복된 신뢰

      한 부부는 10년간의 관계 속에서 점점 소원해졌습니다. 상담 중, 아내는 회색으로 채워진 작은 집을, 남편은 멀리 떨어진 푸른 언덕 위의 길을 그렸습니다.
      상담사가 물었습니다.
      “저 집에 어떤 감정이 담겨 있나요?”
      아내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지친 마음, 외로운 마음이요.”

      이 한 장의 그림은 남편의 눈을 열게 했고, 두 사람의 대화는 그날 이후 달라졌습니다.


      🤝 부부상담 전문가들에게 드리는 제안

      EFT를 실천하는 상담사라면, 미술치료와의 융합을 통해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감정이 쉽게 나오지 않는 내담자
      • 언어적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커플
      • 관계의 감정적 톤을 시각적으로 진단하고 싶은 경우

      이럴 때 미술치료는 '감정의 해석 도구'로 매우 강력한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부부 사이의 정서적 단절은 말의 부족이 아니라 감정의 전달 실패에서 비롯됩니다.
      정서중심 상담은 그 감정을 회복시키는 길이고, 미술은 그 길 위에 놓인 따뜻한 안내표지입니다.

      관계에 지쳤을 때, 말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그림 한 장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FAQ

      Q1. 그림을 잘 못 그려도 미술치료가 되나요?
      전혀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표현의 ‘의미’이지, 그림의 ‘완성도’가 아닙니다.

      Q2. 부부가 함께 그리는 활동 외에 개인 작업도 하나요?
      네, 부부가 각자 그림을 그리고 그 감정을 나누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Q3.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미술치료로 확장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부부+자녀가 함께하는 가족 미술치료도 감정 소통에 큰 도움을 줍니다.

      Q4. 상담사가 꼭 미술전문가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정서중심 상담 훈련을 받은 상담사라면, 기본적인 미술활동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Q5. 온라인으로도 함께 그릴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Zoom 등의 화상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미술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